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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단상>마카 고백한다 | 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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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| 속기계 | 작성일 | 2004. 4. 4. | 조회수 | 1755 |
마카 고백한다
지난 여름 휴가 때 동해안엘 다녀왔다. 계속 비가 오는 바람에 하루는 삼척의 환선굴을 관광하고 돌아오는 길에 정동진에 잠깐 들렸다. 전에 왔을 땐 썰렁한 역사 뿐이더니 정동진 역 앞에 즐비하게 들어선 카페들.… 재빠른 상혼인지 아무튼 카페촌으로 변해버렸는데 그 중 '마카모예'란 간판이 눈에 띄었다. '마카모예'란 '전부 모여'란 뜻의 순수 강원도 사투리이다. 강원도 평창에서 나고 세무공무원이셨던 아버지의 전근으로 초등학교는 강릉에서, 중·고교는 영월에서 보낸지라 오리지날 강원도산인 나는 사투리도 영동 영서가 혼합된 억양이다. 그 억양은 30여 년이 지난 오늘도 남아 있어 고향이 이북이냐 경상도냐 강원도냐 그런 질문을 많이 받는다. 그런데 이십 몇 년 전 국회 속기사로 들어와 신참 시절, 내가 무슨 말만 하면 모두들, 특히 경해라는 동기생 친구는 까르르 까르르 웃는 것이었다. 때문에 난 가급적이면 말을 삼가다 보니 본의 아니게 과묵한 사람이 되어 버렸다. 어느 날 당시 태완선 부총리(영월출신임)께서 본회의 대정부질문에 대한 답변 중에 '마카'란 단어가 나왔다. 다들 난리였다. 녹음을 거듭 들어봐도 점점 더 난해하게 들리는, 무슨 새로운 경제용어인가? 마롬엑스? 마카오? 마크? 마켓? 등등… 기획원 비서실에 물어봐도 아무도 모른다는 거였다. 그런데 실은 난 그게 '전부, 모두'란 말을 뜻하는 사투리란 걸 처음부터 알고 있었다. 문맥상으로도 전부라고 해석하면 딱들어맞았다. 결국 그것을 기록한 당사자가 태 부총리께 직접 확인하여 해결 했던 기억이 난다. 그런데 햇병아리 시절 정답을 말했다간 또 '마카' 웃을까봐 난 그냥 모른 척했던 일이 있다. 아, 이 비겁함에 대하여 이제야 마카 고백하다. @자료 : 속기계(김선욱 회원)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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