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<맞춤법>'그러므로'와 '그럼으로' | ||||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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작성자 | 국어사랑 | 작성일 | 2004. 4. 4. | 조회수 | 1779 |
'그러므로'와 '그럼으로'
"개정된 한글 맞춤법이 소리나는 대로 바뀌었다는데, 그러면 '있음'이 아니고 '있슴'이 맞지 않습니까?"라고 질문하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. 그러나 글쓴이가 이가 이미 앞에서 설명한 것처럼 이 경우에는 '있음'이 맞습니다. 우리 한글 맞춤법의 큰 원칙이 "표준어를 소리대로 적되, 어법에 맞도록 함을 원칙으로 한다."(한글 맞춤법 제1항)는 것인데, 위와 같은 질문을 하는 사람은 바로 이 '어법에 맞도록' 써야 한다는 것을 잊고 있는 것 같습니다. 규칙적인 끝바꿈(활용)에서는 풀이씨(용언)의 줄기(어간)가 결코 변하지 않습니다. 곧 '있다'의 끝바꿈꼴(활용형)인 '있고, 있어(서), 있으니, 있음, …' 들은 줄기 '있-'은 변하지 않고 기계적으로 씨끝(어미) '-고, -어(서), -으니, -음' 들이 붙은 것입니다. 우리말에 '-슴'이란 씨끝은 없습니다. 따라서 '있음'을 '있슴'으로 적는 것은 어법에 어긋난 것입니다. 그렇다고 해서 이 '있슴'이 소리나는 대로 적힌 것도 아닙니다. 소리나는 대로 적는다면 '이씀'이라고 적어야 할 것이기 때문입니다. 이제부터, 개정된 한글 맞춤법이 '소리나는 대로' 적는 것이라는 착각에서 비롯된, '그러므로'와 '그럼으로'의 혼동에 관하여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. '그러므로'와 '그럼으로'는 적기에 있어서만 구별될 뿐 말하기·듣기에서는 잘 구별되지 않습니다. (이 밖에도 하므로/함으로, 알리므로/알림으로, 일어나므로/일어남으로, … 들도 모두 같은 경우입니다.) 억지로 끊어서 읽기 전에는 발음의 차이가 거의 없기 때문에 적기에 있어서도 자주 혼동을 일으키고 있습니다. 그러나 이 둘은 형태적으로나 의미적으로 분명하게 서로 다른 말이므로 잘 구별해서 적어야 합니다. '소리나는 대로' 적는다는 잘못된 생각을 떨쳐 버리는 것이 무었보다 중요합니다. 먼저, '그러므로'는 '그렇다' 또는 '그러다(←그렇게 하다)'의 줄기 '그러(큁)-'에 까닭을 나타내는 씨끝 '-므로'가 결합한 형태입니다. 이 말은 '그러니까, 그렇기 때문에, 그러하기 때문에, 그리 하기 때문에' 등의 의미를 가진다. 따라서 다음의 예문들에서는 '그러므로'로 적어야 합니다. ⑴ 그녀는 이제 혼자이다. 그러므로 외롭다. (그러니까) ⑵ 그는 지독한 구두쇠이다. 그러므로 돈을 많이 모았다. (그렇기 때문에) ⑶ 법이 그러므로, 억울해도 어쩔 수 없다. (그러하기 때문에) ⑷ 그녀가 만날 때마다 그러므로, 거절하기가 어렵다. (그리 하기 때문에) 반면에 '그럼으로'는 '그러다'의 이름씨꼴(명사형) '그럼'에 토씨(조사) '-으로'가 결합한 형태입니다. 이 말은 '그렇게 하는 것으로써'라는 수단이나 방법의 의미를 가집니다. 또한, '그럼으로' 다음에는 '그러므로'와는 달리 '-써'가 결합될 수도 있습니다. 다음 예문들에서는 '그럼으로' 또는 '그럼으로써'를 써야 합니다. ⑸ 그녀는 무턱대고 먹어댔다. 그럼으로(써) 울분을 삭였다. (그렇게 하는 것 으로써) 한편, 위의 ⑴, ⑵나 ⑸에서 두 문장이 하나로 합쳐질 때에도 '그러므로, 그럼으로(써)'에 준하여 '∼므로, ∼(으) 으로(써)'의 형태를 취한다는 점에도 주의해야 하겠습니다. ⑴' 그녀는 이제 혼자이므로 외롭다. ⑵' 그는 지독한 구두쇠이므로 돈을 많이 모았다. ⑸' 그녀는 무턱대고 먹어댐으로(써) 울분을 삭였다. 그런데, 우리는 여기에서 한 가지 지나쳐 버릴 수 없는 사실을 짚고 넘어가야겠습니다. 곧 '그러므로써'나 '그러므로서', '그럼으로서' 들과 같은 표기는 어느 경우에나 맞춤법에 어긋난다는 사실입니다. 그럼에도, 많은 이들이 이에 대하여 혼동을 일으키고 있다. 다 알고 있다시피, 씨끝은 줄기와 결합하며, 토씨는 몸씨(체언)에 붙습니다. '-므로'는 씨끝이므로 풀이씨의 줄기와 결합할 수는 있지만 몸씨에는 붙을 수 없습니다. 또한, '-(으)로써'나 '-(으)로서'는 토씨이므로 몸씨에만 붙을 수 있을 뿐 풀이씨의 줄기에는 붙지 않습니다. 곧 '혼자이므로'를 '혼자임므로'로 쓸 수 없듯이 '먹어댐으로써'를 '먹어대므로써'나 '먹어대므로서'로 쓰면 안 된다는 것입니다. 다음의 예문들은 모두 비문입니다. ⑹ *그녀는 책을 읽으므로써 시름을 잊을 수 있었다. (→읽음으로써) ⑺ *그러므로써 모든 일은 끝났다. (→그럼으로써) ⑻ *그렇게 하므로서 나의 책임은 다했다. (→함으로써) ⑼ *얼굴이 크므로서 긴머리는 어울리지 않는다. (→크므로) 다시 말해서, 우리말에는 '-므로써'나 '-므로서'와 같은 씨끝이 없다고 이해하면 됩니다. '소리나는 대로' 적는다는 한글 맞춤법에 대한 오해가 사라지면 이 문제는 자연히 해결될 수 있으리라고 생각합니다. 한편, 아직도 토씨 '-로써'와 '-로서'의 구별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이 많은 것 같아 간단히 살펴보기로 하겠습니다. 흔히 '-로써'는 수단이나 방법을 뜻하고, '-로서'는 신분이나 자격을 뜻한다고 설명해 왔습니다. 그러나 이는 의미적으로 그렇다는 것이지, 문장에 익숙하지 못한 일반인들에게는 여전히 구별하기가 어려운 경우가 많습니다. 그러니 좀 다른 방법을 생각해 보기로 하겠습니다. ⑽ 그는 영웅으로서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다. ⑾ 그는 대패로써 나무를 깎았다. 위의 예문 ⑽에서 '-(으)로서'는 '(영웅의) 자격'을, ⑾에서 '-로써'는 '(대패를) 가지고'라는 수단을 나타내는 토씨로 쓰였습니다. 이들 문장은 비교적 짧기 때문에 한 번 읽어 보면 쉬이 그 뜻이 파악되지만, 문장이 길어질수록 내용을 이해해서 뜻을 알아내기가 만만치 않습니다. 그 때에는 이런 방법을 쓰면 됩니다. 곧 '∼로서'나 '∼로써' 앞의 구절을 'A는 B이다'식으로 만들어 보아서, 문맥상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으면 '-로서'를 쓰고, 말이 되지 않으면 '-로써'를 씁니다. 이 같은 방법으로 하면 위의 예문들에서 밑줄 친 부분은 다음과 같이 바꿀 수 있습니다. ⑽' 그는 영웅이다. ⑾' *그는 대패이다. ⑽'은 문맥상의 뜻에서 벗어나지 않지만, ⑾'은 전혀 맞지 않는 비문이 됩니다. 따라서 위 ⑽에서는 '-로서'를, ⑾에서는 '-로써'를 써야 함을 알 수 있는 것입니다. @자료 : 성기지, 한글학회 책임연구원 |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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